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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이렇게 쓰는 게 맞나요?고세이 2023. 5. 19. 17:32
...고백할 때만 쓰는 건 줄 알았는데, 연인 간에도 쓴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나도, 한 번 써봤어. 나한테? 당연히 너한테지. ...너한테, 주고 싶어서. 아, 미안. 미안해. 나한테 주는 걸 뭐라 한 게 아니라... 그, 그게...슈야가 러브레터를 준다는 게 뭔가 생소하다고나 할까...기분이 묘하다고나 할까... 어쨌든 고마워! 진심으로. 정말 기뻐. 지금 읽어봐도 돼? 조금 민망한데... 상관없어. 더보기 안녕, 히카리. 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는 건 처음인 것 같아 책상에 앉아 펜을 쥐고 있는 스스로도 지금 이 시간이 조금 어색한 것 같아. 일단은 러브레터...라는 걸 쓰려고 하는데, 한 번도 써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쓰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진심을 전하기만 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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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고세이 2023. 5. 19. 14:00
더보기 이주일정도 되었을 것이다. 세이나 히카리가 고엔지 슈야에게 고백을 받은 날이, 이주 전. 그 이후 매일같이 만나서 데이트를 하고, 서로 가정방문-이라는 표현이 딱이다-도 하고. 그리고 당연히 손깍지 정도는 자연스럽게 잡을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슈야가 원래 이렇게 손잡는 걸 좋아했나? 생각이 들 만큼 손을 자주 잡았더랬다. 뭐, 그 점도 히카리조차 몰랐던 그의 귀여운 매력 중 하나가 되겠지만. 어찌 됐든, 오늘은 그와의 데이트가 있는 날이다. 매일같이, 라고는 했지만 어쩐 일인지 어제는 일이 있다고 해서 만나지 못했는데, 그 일이 무엇인지는 아무리 물어도 대답을 피할 뿐 알려주지 않던 고엔지였다. 그런 와중에 그가 먼저 오늘 만나자고 하니, 히카리는 무슨 일인지 궁금해 안달이 난 상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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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했습니다고세이 2023. 5. 18. 22:08
더보기 고등학교 때 일이었을 거다. 고엔지 슈야가 드물게 세이나 히카리와 언쟁을 벌인 날. 다툼이라기엔 목소리를 높인 쪽은 히카리뿐이었고, 화풀이라기엔 높아진 언성의 원인은 고엔지의 발언이었다. 히카리, 진정하고... 그렇게 말하는 고엔지였지만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쉽게 가라앉힐만한 주제가 아니었다. 진정? 슈야, 방금 네가 무슨 말을 한 건지는 아는 거야? 알아, 알아. 히카리. 그러니까... 점수 조작을 하겠다니, 열기를 식히겠다니? 그것도 그런, 그런 방법으로...! 지금의 축구는 너무 과열돼 있어.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야.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야! 네가 제일 소중하게 여기는 축구잖아! 다 같이 생각해 보면 분명 다른 방법이... ...그러고 보니 이런 대화도 나눴었지. 슈야? 품에 안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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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지기 vs 그 전에 풀어주기고세이 2023. 5. 18. 10:36
더보기 히카리가 토라졌을 때 어떻게 달래주냐고? 그거야, 그거야... 잠깐, 생각해 보니 딱히 토라진 적이... 까지 말했을 때 토라마루에게 지금 깨 쏟아지는 거 자랑하는 거냐며 툴툴거리는 소리를 들었더랬다. 아니, 네가 먼저 물었잖아... 내가 토라졌을 때 슈야가 어떻게 달래주냐고? 취재하듯 눈을 반짝이는 하루나를 보며 우리 연애사에 이렇게까지 관심을 가지는 건 하루나뿐이란 말이지. 뭐, 그런 점도 귀엽지만. 이라며 한마디 해준다. 보통은 맛있는 걸 만들어준다거나, 멀리까지 드라이브를 시켜주거나 하는데. 역시 고엔지 선배! 멋있는 일은 혼자 다 한다니까요? 그렇지? 너무 멋있어서 가끔은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거나 안아주기만 해도 그냥 사르르 풀린다니까? 정말 너무한 것 같아! 그건 고엔지 선배가 멋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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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것 아닌 이야기.고세이 2023. 5. 15. 22:10
더보기 히카리 말이야, 고엔지한테만 어리광이 심하지 않아? 훈련이 끝난 뒤 하굣길에서 멤버 중 누군가가 꺼낸 말이었다. 그런가. 그렇다니까? 물론 귀엽고 밝은 게 히카리의 매력이긴 하지만, 유독 고엔지한테만 더 애교스럽다고 할까... 의지하는 게 보인다고나 할까. 그냥 더 친하게 느껴서 그런 거 아냐? 만난 게 가장 오래되기도 했고. 그런가? 그럴지도 모르겠네. 아, 신호 바꼈다. 나 먼저 간다! 하나둘씩 골목길을 돌아 인사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고엔지 슈야와 세이나 히카리, 둘만 남아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게 된다. 아까 무슨 얘기했어? 뒤에서 하루나네랑 얘기한다고 못 들었는데. 슈야, 내 얘기하지 않았어? 멤버 수가 수인지라 선수와 매니저가 우르르 몰려다니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모두가 듣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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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 promise you.고세이 2023. 5. 14. 21:25
더보기 더 이상 널 사랑하지 않아. 사랑한다는 말은 현재형으로 쓰이는 일이 많다. 바로 지금, 날 사랑하고 있나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 말을 주고받는 고엔지 슈야와 세이나 히카리의 눈은 항상 진심을 담고 있다. 두 사람의 성정으로 보아 애초부터 거짓말에 서투르다는 점도 이 진실된 고백에 플러스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사랑을 묻고, 사랑으로 답하고. 그것이 마치 약속이라도 된 듯 익숙해지면, 말이라는 요소를 통하지 않아도 눈으로, 행동으로, 표정으로 하는 대화로 충분히 사랑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세이나 히카리는, 말이 아니라 고엔지 슈야를 느꼈다. 그래서 고엔지 슈야는, 말로는 할 수 없었으나 세이나 히카리에게 전했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은 현재형으로 쓰이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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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드렸습니다.고세이 2023. 5. 13. 11:44
더보기 축구 국가대표 선수 고엔지 슈야. 그리고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베일에 싸인 그의 연인 세이나 히카리. 처음에는 둘의 연애 사실을 일부러 크게 알릴 생각은 없었기에 업계 관계자 몇몇만 알음알음 아는 정도였다. 그러나 한쪽이 유명인사, 그것도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거물급 스포츠선수인 이상 언젠가는 밝혀질 일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고엔지 슈야가 불만을 가진 부분은 바로, '일반인 세이나 히카리' 쪽에 포커스가 맞춰진 점이다. 고엔지 슈야는 자기 위치와 역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선수였다. 그것은 비단 시합 중일 때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자신이 지금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인식이 명확했다. 그래서, 인터넷 기사를 읽고 댓글을 훑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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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지는 않고, 당연한 사이.고세이 2023. 5. 12. 18:54
더보기 질투? 으음... 딱히 해본 적 없는 것 같은데? 하루나가 히카리에게 인기 많은 고엔지를 보고 질투해 본 적 없냐며 던진 물음이 화근이었다. 선배, 질투는 연인이라면 자연스러운거라구요. 특히나 고엔지 선배처럼 인기가 많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어쩐지 자신보다 더 열을 올리며 말하는 후배가 귀엽게 보여 질문의 화살을 그쪽으로 돌린다. 그러는 하루나는 있어? 질투 느껴본 적. 골려주고 싶어 던진 질문은 맞지만, 당황하며 대화 주제를 급하게 바꾸는 모습이 역시 귀엽다. 그 반응에 웃음 지으며 앞에 놓인 말차파르페를 한 입 떠 입에 넣는다. 사랑이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이라면, 질투는 말차의 쌉싸름한 향 정도가 될 것 같다, 는 감상을 질투를 해보지도 않은 세이나 히카리가 떠올렸다. 연인 간의 질투는 자연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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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첫키스 기억나?고세이 2023. 5. 11. 10:18
더보기 세이나 히카리는 고엔지 슈야에게 있어 자신이 첫사랑인 게 분명하다는 확신이 있었다. 무뚝뚝해 보이는 인상과 다르게 그는 기본적으로 상냥한 성정이었고, 외모나 능력 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완벽-적어도 주위의 평가는 그러했다. 당사자가 듣는다면 사양할 말이었겠지만, 그 점 또한 '완벽한' 성격에 포함되는 것이었다-한 고엔지 슈야였다. 그런 그의 신발장에 하루가 멀다 하고 러브레터가 꽂혀있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방과 후 교정 뒤편으로 불려 가 고백을 듣는 것 또한 익숙한 일이 되었다. 그러나 그런 고엔지 슈야이기 때문에, 세이나 히카리의 믿음에는 더욱더 변함이 없었다. 그는 익숙해졌을 법도 한 고백들을 당연시하지 않았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그 아이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미안한 마음을 담아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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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하는 매일이고세이 2023. 5. 11. 00:26
더보기 슈야는 어떻게 생각해? 갑작스러운 물음에도 이제는 익숙하다. 물음의 내용이 익숙하다는 게 아니라, 돌발적으로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는 연인 그 자체가. 연인의 사랑스러움이, 사랑스러움이...... 익숙한가? 불쑥 수면 위로 고개를 내민, 스스로에 대한 물음이 익숙하지 않은 건 확실히 알겠다. 고엔지 슈야에게 왜 이런 의문이 드는지 글쓴이의 입장에서 잠깐 설명해보자면, 평소에 사랑스러움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이 의아함의 의의는, '익숙함'이라는 단어의 뜻을 파헤치는 데 있다. '익숙하다. 어떤 대상을 자주 보거나 겪어서 처음 대하지 않는 느낌이 드는 상태에 있다.' 앞서 말했듯이, 평소의 히카리도 충분히 사랑스러웠다. 그러니까, 익숙하다는 사전적 의미의 전반 부분은 충족되어 있다는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