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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 속 경기를 보던 한 사람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주위의 서너명은 그쪽으로 시선이 몰릴 정도로. 움직였다는 것 자체보다는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던 선수의 '이름'을 친근한 듯 외치며 일어선 것이 쏠린 시선의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그 이름의 주인이 태클에 걸려 발목을 부여잡고 일어나지 못하고 있을 때, 부상인가 싶은 해설에 이어 관객들까지 술렁거릴 때. 아니, 어쩌면 태클이 걸린 그 순간부터. 넘어지는 그 자세가 평소와 같지 않았기에, 응원으로 넘겼을 일이 걱정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눈에 띄던 그 관객 중 한 명이 다음 행동을 취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인파 속을 비집고, 헤치며 나아가 출구 쪽으로 향한다. 계단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조차 아까워하는 모습이었다. 초조함은 아니었다. 순수한 걱정. 불안을 가득 안고 선수 대기실을 지나쳐 그라운드로 향한다. 카메라는 재개된 시합을 찍느라 벤치로 돌아갈 여력이 없었다. 그리고 스포트라이트가 꺼진 그곳에서, 세이나 히카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단 한 사람, 고엔지 슈야가 축구공을 좇는 진지한 시선으로 경기에 함께 임하고 있었다.
그의 표정을 본 순간, 히카리는 더 다가갈 수가 없었다. 그의 시합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비록 부상을 입었어도, 비록 이번 경기는 직접 뛸 수 없어도, 고엔지 슈야는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필드를 달리고 있었다. 그래서 가만히 지켜보는 쪽을 택하였다. 조용히 그를, 그의 경기를 응원하는 쪽을 택하였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를 사랑하는 만큼, 그가 축구를 사랑하는 만큼, 세이나 히카리 또한 축구를 사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