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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상
    고세이 2023. 6. 19. 21:19

     나는 말이지, 잘 모르겠어. 네가 어디 있는지. 내 마음은 항상 널 따라다니는데, 내 마음이 어디 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어. 어떤 때는 네가 멋지게 보여. 널 바라보면 이상하게도 다가갈 수 없을 정도로 우러러보는 마음이 생겨서, 나는 널 동경하나 봐 싶다가도 또 어떤 때는 네가 한없이 위태로워 보여, 나는 널 지탱해주고픈 가봐 싶기도 해.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네 모습에 너를 비춰보면 그 존재감에 압도되는 기분이 들어 너에게 의지하고 싶은 날이 있는가 하면, 나만의 너를 바라볼 때는 너무나 안쓰러운 그 모습에 나에게 기대게 하고픈 날이 더 많은 것 같아.

     

     슈야, 넌 어때?

     

     필드를 가로질러 골망을 뒤흔드는 존경스러운 너도, 책임을 느끼고 물러나야 할 때를 아는 위태로운 너도. 존재만으로도 주위를 이끌어주는 역할의 든든한 너도, 가끔은 나에게서 쉴 곳을 찾는 연약한 너도. 모두 다 고엔지 슈야, 너라는 사람이야.
     나는 말이지, 잘 모르겠어. 내가 보는 네가 어떤 고엔지 슈야인지. 내 마음이 끌리는 고엔지 슈야는 어떤 사람인지. 마치 행방불명이 된 마음을 끝없이 찾아다니는 것만 같아. 그렇지만, 그렇지만 말이야, 어떤 너라도 다 괜찮지 않을까? 어떤 고엔지 슈야라도, 전부 좋은 사람이지 않을까? 내 마음이 향한 곳은 너라는 단 한 사람인데, 내 마음을 좇는 나는 너의 다양한 향기를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아도, '진짜'가 어떤 사람인지 영영 알지 못해도,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내 마음을 잡아두지 말아줘. 계속해서 너라는 사람을 알아갈 수 있게.
     내 마음이 헤매도록 이정표를 꼬아줘.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게.

     슈야, 나는 너라는 향수 안에 갇혀 맴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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