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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고세이 2023. 6. 21. 22:20
히카리는 SNS를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심심풀이용으로 SNS를 이용하기는 했다. 그중에 가장 시간이 잘 가는 건 역시, 유명 인사인 연인에 대해 알아보는 것. 사람들은 자신의 연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일종의 색안경을 빼고 본 고엔지 슈야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금방 그 속에 빠져들곤 했다. SNS에는 그의 능력에 대한 각종 분석과 여러 계약 관계, 그리고 존재 외에는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세이나 히카리에 대한 글까지 적혀있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고엔지 슈야의 서치방지명, 그러니까 본인을 지칭하는 검색어가 바로 수면위로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별명까지 적혀있었는데 히카리는 그의 그 별명을 보자마자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나중에 연인을 놀려먹는 소재로 쓸 수 있도록 꼭꼭 아껴두기까지 했다. 아껴두었다고는 하지만, 그때는 바로 일 분 뒤가 될 수도, 하루 뒤가 될 수도 있었다. 요컨대, 심심할 때 언제든 써먹겠다는 소리다.
슈크림아.
그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고엔지 슈야의 표정을 찍어놓았어야 했는데-이건 세이나 히카리의 손에 꼽는 후회에 들었다. 슈크림아! 혹시라도, 정말 만에 하나라도 잘못 들었나 싶은 고엔지 슈야의 희망섞인 의아함에 확인 사살을 시켜주었다. ...히카리. 아, 이름을 불린 세이나 히카리는 그만 참지 못하고 풉, 웃어버리고 말았다. 웃어서 미안해. 그렇지만 슈야,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서 나오는 목소리는 그렇게나 부드럽고 다정하다니, 너도 거울을 보면 웃을 수밖에 없을걸?
역시, 슈크림이라는 거, 딱 맞는 별명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