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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이어폰이 없어도
    고세이 2023. 6. 22. 21:02

     히카리, 그거 무슨 노래야?

     히카리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면 고엔지가 제목을 묻는다. 그런 뒤 두 사람이 같이 차에 타는 날이면 차 안에는 그 노래의 원본이 흘러나온다. 그렇게 빨간 스포츠카에 풍성한 음악 소리를 추가하게 된 것도 벌써 오랜 일. 차에 탄 히카리가 기분이 좋아지는 건 당연지사였다. 오디오에서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조수석에서는 똑같은 멜로디의 허밍이 들린다. 살포시 눈을 감은 채 드라이브를 즐기는 히카리를 보면 자연스레 음악을 하나하나 찾아 넣어둔 보람이 생긴다. 유행에 민감한 편은 아닌 것 같은데, 히카리는 언제 어디서 그렇게 최신곡을 알아 오는지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이렇게 히카리만을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가다 보면, 그 음악취향도 알게 되는 법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특별히 가리는 장르는 없는 것 같지만, 그중에서도 상큼하게 톡톡 튀고 리듬감 있는 노래를 좋아하는 것 같다. 또, 그와는 정반대로 차분하고 고요한 피아노 클래식도 즐겨듣는 것 같고. 어느 것도 세이나 히카리와 잘 어울린다. 평소의 발랄한 분위기와 따뜻하고 포근한 연인의 이미지. 정작 그 음악들의 목록을 만드는 고엔지 자신은 제목도, 가사도 제대로 아는 건 별로 없지만, 차를 타는 히카리가 항상 즐거워 보이니 그걸로 만족이다. 음악을 들으며 그런 감상에 빠져있을 즈음,

     그러고 보니, 슈야는 좋아하는 노래 없어?

     맑은 목소리가 귓가를 두드리고 의식을 파고든다. 좋아하는 노래라...신호를 기다리며 몇 가지 떠올려본다. 그 사이에도 히카리는 멈출 줄 모르고 질문을 한 이유부터 최근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까지 조잘조잘 부연 설명을 덧붙인다. 아,

     있어. 네가 항상 들려주는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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