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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만 (드림전력 깜짝상자 137회 주제)
    고세이 2022. 9. 17. 18:04

    "어서 와."

    2년이 지났지만 모든 것이 그대로다. 현관 바닥에는 네가 골랐던 귀여운 무늬의 매트, 거실 창가에는 하얀 실크 커튼이 달려있고 티비 진열장 속에는 두 사람이 웃고 있는 사진. 세이나 히카리, 지금의 너는 어때? 고엔지 슈야, 너는 어때? 여전히, 웃고 있니?

    "오랜만인데 어때? 하나도 안바꼈지! 나 슈야 없는 동안 청소 열심히 했어~"

    "히카리."

    신이 난 듯 앞장서며 손을 잡은 채 이곳저곳으로 데려간다. 정말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들뜬 목소리도, 가벼운 발걸음도, 꼭 붙들고 놓지 않는 손까지. 이 손을 몇 번이나 잡아보았던가. 여전히 작고 부드럽다. 너는 이 손으로 끝까지 나를 놓지 않아주었구나.

    "그동안 나 혼자 요리한다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오늘 슈야표 특제 카레 해줘야한다, 알겠지?"

    "히카리."

    확인하고 싶어. 히카리, 네가 보고 싶어.

    변함없이 그대로인 너는, 어때?

    "아, 맞다!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온다고 이불빨래도 다 했다구~ 잘했지!"

    낮아진 목소리로 조금 힘을 주어 부른다. 이 마음이 너에게 닿을 수 있게.

    "히카리."

    "...응."

    "얼굴, 보여줘."

    이 곳으로 돌아오는 동안 너는 내게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언제나 정면으로 다가오던 너였는데. 숨기고 싶은 것일까. 당연히, 그렇겠지. 용서를 구할 수도 없었다. 그저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었다. 단순히 제 마음 편하자고 내뱉는 말이라 해도. 넌 나를 떠나지 않았다. 고엔지 슈야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런 너를 모른 척 하는 건 너에게 더욱이 상처라는 것을 알기에.

    천천히 걸음을 옮겨 네 앞에 선다. 고엔지 슈야는 세이나 히카리의 앞에 서 있다.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피하는 너에게 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춘다.

    "...네 얼굴을 보면 미워질 것 같아서."

    "응."

    "...그래서 보여주기 싫었어."

    "미안해."

    "그러니까, "

    "응."

    "이제...날 떠나지 말아줘."

    "...기다려줘서 고마워."

    그제야 보이는 너의 표정은,

    세상의 모든 외로움을 가져와 눈물로 빚은,

    그래서 고엔지 슈야는 외로움을 느낄 수 없는,

    느껴서는 안 되는,

    세이나 히카리의 미움이었다. 원망이었다.

     

    오늘만. 오늘 딱 하루만 널 미워할게. 내일부터는 네가 있으니까.

    내일부터는, 다시 웃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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