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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모든 것이 좋아서.고세이 2023. 6. 28. 00:00
고엔지 슈야와 동물귀 머리띠. 고엔지 슈야와 애교. 고엔지 슈야와 달콤한 디저트.
이것들의 공통점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또 한 가지. 그러나, 의외로 자주 보이는 모습이다. 놀이공원에 갈 때마다 빠지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동물 귀를 사서 끼고 다닌 탓에 집안 서랍 한구석에는 생쥐, 사자, 코알라 등 각종 머리띠가 쌓여있었고, 쥐구멍으로 기어들어 가고픈 표정을 하고 이것도 애교 축에 속하나 싶은 애교를 부릴 때도 있었다. 그리고 혼자라면 웬만해서는 사 먹을 일이 없을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을 정도로 달콤한 디저트를 입에 넣는 장면도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고엔지는 의외로 무른 부분이 있네.
의외가 아닐지도 몰라요.
그게 무슨 소리야?
왜, 히카리 선배 앞에서만 그러시잖아요? 고엔지 선배.
그래?
그러니까, 히카리 선배가 아니면 저런 모습을 볼 수도 없다는 거죠.
그랬다. 고엔지 슈야가 자신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을 몸에 걸치고, 부끄러워 숨고 싶은 행동하고, 취향에 맞지 않는 음식을-낯간지러운 소리와 함께-입에 넣는 이유는, 세이나 히카리라는 단 한 사람밖에 될 수 없었다.
싫어? 또는 안 해줄 거야? 굳이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히카리의 표정만 봐도 고엔지 슈야의 몸은 자동반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었고, 그런 그를 보며 히카리는 만족스러운 듯 베시시 웃곤 했다. 눈꼬리를 휘어 접으며 자연스레 입가에 번지는 미소, 그리고 동그란 뺨에 들어오는 분홍빛 색조. 까르르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와 찬란하게 그를 비추는 태양.
그 모든 것이 좋아서. 웃는 얼굴의 세이나 히카리가 좋아서, 고엔지 슈야는 동물귀 머리띠도, 애교도, 달콤한 디저트도, 그 무엇이라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