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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가 나오는 꿈을 꿨어.
    고세이 2023. 5. 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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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마. 가지..., ......

     ...카리, 히카리.

     나지막한 음성에 무거웠던 눈꺼풀이 열린다. 달빛을 받아 환한 방. 차례로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이불을 꼭 쥔 두 손, 침대 머리맡에 장식으로 둔 인형, 그리고 내 볼에 흐르는 것을 조심스레 닦아주는, 너. 슈야, ...나. 무슨 꿈을 꿨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무엇이 그리도 서러웠는지, 두 뺨을 흥건히 적시는 눈물만이 꿈의 흔적으로 존재할 뿐이다. 나, 꿈을...꿨는데, 더 이상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아니, 다시금 북받치는 감정에 이을수가 없었나. 모르겠다. 모르겠는데.

     왜 네가 그런 표정을 짓는 건지. 내가 어떤 꿈을 꿨는지 알기라도 하는 듯이, 이렇게 힘주어 안아주는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저 너의 반응을 보고 역으로 꿈의 내용을 짐작할 뿐이다. 아, 아...그런 꿈이겠거니.

     

     ...나 이제 괜찮아. ...진정됐어.

     ...괜찮아?

     ......밤바다가 보고 싶어.

     눈가가 붉어진 채로, 코가 맹맹해진 목소리로,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답을 내놓는다.

     ...너랑 같이, 바다를 보러 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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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안해, 히카리.

     ...네가 나오는 꿈을 꿨는데, 그렇게 좋은 꿈은 아니었어. ...분명 네가 맞는데, 내가 아는 고엔지 슈야가 아니었거든.

     ......

     이건...악몽일까?

     침묵으로 답하는 너, 고엔지 슈야.

     난 아니길 바라. ......분명 그 시간은 외롭고, 괴롭고, 슬픈 시간이었지만, 네가 없는 시간이었지만. ......나에게 널 돌려주기 위한 시간이기도 했어. 내가 아는 고엔지 슈야라면 분명...시간이 되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거야.

     ...히카리.

     슈야가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야. ...오히려, 사랑하는 것들을 위해서 그만큼의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너이기 때문에. 그런 네가 사랑하는 나이기 때문에, 나는 널 사랑하는 거야. 그러니까,

    그러니까.

    네가 나오는 꿈이, 꿈으로 멈추지 않길. 악몽에 그쳐있지 않길 바라.

     앞으로는 나와 함께 있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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