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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가득 채운 순간고세이 2023. 8. 11. 10:30
두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서로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까?
살아가는 동안, 진심으로.
찰나에 영원의 사랑을 담아, 평생을.
순간과 일생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순간이 있지만 한 순간으로는 결코 일생이 될 수 없고, 일생과 영겁 사이에는 아무리 많은 일생으로 메꾸어도 절대 좁혀지지 않는 영겁이 있다. 한 인간의 영원은 길어봤자 평생이라,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순간에 멈추어 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 순간을 다음 순간으로 이어주는 연료는 무엇일까. 인간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매개체는 대체 무엇일까.
혼자만의 순간은 영원에 턱없이 부족하여, 같이 그 긴 세월을 채워나갈 동반자를 만난다. 삶 이전에 필요한, 사람. 사람과 함께 사는, 삶.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무엇이든, 삶의 영위에 필요한 그것을, 사랑이라 한다. 무한에 가까워지는 지나온 세월처럼 영원을 채워가는 두 명분의 일생. 너의 순간이 나의 순간으로 이어지고, 나의 끝이 너의 시작으로 연결되고. 자신을 버리고 서로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겨우 그렇게 인간으로서의 영원을 지나오게 될 것이다. 平生이 永生이 되고, 永生은 永遠이 된다. 각각의 두 사람으로는 불가능하기에, 하나의 우리가 되어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그것이, 무수한 사랑을 불러들여 영원히 팽창한다.
우리는, 순간을 영원처럼 여기며 우리를 사랑할 것을 맹세합니다.
나는 너의 삶을, 너는 나의 삶을 이어받아 서로의 영생을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