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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엔지 슈야가 로맨틱한 사람인지 묻는다면 대부분 아니라는 답이 돌아올 것이다. 그의 평소 행실은 분명 다정했으나 애정을 두른 모습은 아니었고, 어느 쪽인지 구태여 고른다면 무뚝뚝하다는 평이 들어맞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고엔지 슈야는 할 때는 하는 사람이었다. 그것도 아주 분명하게. 아무에게나 로맨티스트로 다가간다면 '진짜' 로맨스가 필요할 때 그 기질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을 무의식 속 깊은 곳에서 알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진정한 로맨티스트는 의외로 수줍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고엔지 슈야가 수줍은 사람인지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라는 답이 돌아올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나아가 행동하는 그의 모습은 수줍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주 한참 멀었다. 대답을 요구받으면 긍정의 표시로 엄지를 '척' 하니 들어 올리고, 정체를 숨기기 위해 그의 팬들이 본다면 기겁할 만한 복장을 한 채 연설을 늘어놓기도 하는 고엔지 슈야였다. 그러나 평생에 다시 없을 단 한 사람 앞에서는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도, 실컷 휘둘리는 모습도 보여주며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 사랑이라는 재료이다. 고엔지 슈야는 의외로 진정한 로맨티스트일지도 모른다.
여동생에게는 턱, 턱 사주던 커다란 인형 앞에 한참을 서서 녹음기능을 넣을까, 말까 고민하는 모습도. 아무렇지 않게 꽃을 사 매일 화병을 갈아주던 그가 길가에 핀 꽃만 보아도 연인이 떠올라 얼굴에 미소를 띠는 모습도. 부끄럼을 타는 듯, 생각한 대로 움직이는 대담함을 가진 듯 고엔지 슈야라는 세상의 색을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단 한 사람. 오직 그 사람 앞에서만 장르가 로맨스가 되는 고엔지 슈야. 그는 의외로 사랑스러운 사람일지도 모른다.'고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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