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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고세이 2024. 11. 25. 22:51
11월 11일, 빼빼로데이. 누군가는 기업의 상술이라 말하면서도 기꺼이 그 상술이 선사하는 행복에 넘어가는 날. 11이라 적힌 숫자를 떠올렸을 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이날을 떠올릴 것이다. 뭐, 몇몇 축구 바보는 그보다 먼저 열한 명이 모여서 하는 스포츠가 생각날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아무리 축구 바보라 해도 함께하는 동료들을 위해서라면 그들도 역시 빼빼로라는 것이 머릿속에 아주 작게나마 자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연유로, 오늘 썬더코리아의 합숙소에서는 이른바 빼빼로 이벤트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그러나 없으면 도저히 썬더코리아가 원활하게 굴러가지 않게 되는 존재. 일곱 명의 동료를 위해 이번엔 저희가 빼빼로를 선물해 주자는 계획을 “몰래” 세운 열일곱 명의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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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고세이 2024. 10. 29. 00:02
“어, 얘들아!” 시야 끝에서 손을 흔들며 점점 가까워져 오는 두 인영에 걸음을 멈추고 어색하게 거리가 좁혀지길 기다린다. 모르는 얼굴들은 아니었으나, 마주친다 해도 말없이 지나갔으면 하는 사람들. 아마 오늘도 저 혼자였다면 분명 못 들은 척 옆 골목으로 방향을 틀었을 것이다. 성태검과는 그래도 나름 오랜 기간 매일 같이 얼굴을 본 사이고 그동안 마주하기에 익숙해지기라도 했지만, 눈앞의 이 두 사람은 조금 달랐으니까. 아무리 홀리로드가 끝나고, 피프스섹터가 해체되고, 성제도 더 이상 없다지만 일어났던 사실이 없었던 일이 되는 건 아니었다. 단재영은 거대한 흐름에 휩쓸린 한 명의 중학생이었을 뿐이었고, 그 흐름을 만들어 저를 휘말리게 한 사람. 그는 어린 시절 동경을 품었던 축구선수 염성화와는 별개로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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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고세이 2024. 10. 10. 22:36
140km/y. 너를 처음 본 순간, 너를 향해 출발한 그때부터 네게 도착하기까지. 1년 동안 140km를 헤매어 너를 찾아냈고, 14m/2y. 네가 떠나간 그 순간, 멈춰있던 그때부터 다시 움직이기까지. 2년 동안 우리의 이곳을 지켜왔어. 네가 달려가는 속도는 내가 따라잡기에 너무나 벅차고, 네가 차올리는 공의 속도 또한 내 시선이 따라가기에 급급한 빠르기였으니 우리가 마주하기까지의 속도가 맞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나를 돌아봐달라고, 나를 기다려달라고, 네게 그리 말하기는 싫었어. 그 대신 내가 바라보는 그 끝에 네가 있기를 바랐어. 너는 언제나 나를 앞서가고, 그런 네가 아니었다면 나는 앞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나아갔을 테니까. 내가 네게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달려가 줬으면, 하고 바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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