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세이

사랑승부

세상에동명이인이얼마나많은데 2023. 8. 5. 23:40

슈야랑 게임? 어떤 게임이냐에 따라 승패는 항상 갈리는 편이야. 보드게임 중에서도 운이 좀 따라줘야 하는 건 거의 내가 이기는 편이고, 순발력 게임은 슈야가 더 잘해. 전략이 필요한 게임은 막상막하인데, 하루는 둘 다 너무 열중해서 점심 먹고부터 해가 다 질 때까지 그 한게임만 붙들고 있었다니까? 슈야나 나나 승리욕이 강하거든!
다들 슈야가 나한테 져주지 않는다는 걸 알면 깜짝 놀라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으면서도 나로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 슈야는 축구를 하는 사람인데, 페어플레이가 기본 아니겠어?
이렇게 말하면 나를 위해 그 정도는 어길 수 있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정말 속상해. 물론 좋은 뜻으로 말하는 거겠지만 있지, 나에게 있어서도 ”고엔지 슈야“는 중심인물이란 말이야. 나는 말이지, 내가 사랑하는 고엔지 슈야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싶어.
고작 게임 얘기에서 너무 거창하게 나왔나?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먼저 물어본 건 너잖아! 그 사람 생각만 하면 자꾸만 이런 결론이 나버리는걸. 역시 사랑이라는 건 게임의 종착점인 걸까? 누가 이기고 누가 지나 하는 단계를 지나서,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단계의 실현이잖아.
축구에서도 시합이 끝난 뒤에는 서로에게 멋진 경기를 펼쳐주어 고맙다는 뜻의 악수를 나누는 것처럼, 사랑도 분명 지는 사람이 있고 이기는 사람이 있지만 제 뜻을 꺾은 사람의 사랑이 더 크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어. 우리는 지금, 경기 후 악수를 하고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