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알고싶은.
같이 길을 걷다가 문득, 너는 걸음이 느긋하다는 걸 알았어. 큰 보폭을 줄이고, 또 줄여 너에게 맞춰 걸을 때. 그제야 보이는 너의 시선. 길가에 핀 작은 꽃들도, 그 곁을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는 나비도. 네가 눈에 담고 있던 그것들이, 나에게도 보일 때. 너에게로 한 걸음, 다가가게 되었어.
네 손을 잡고 걷다가 문득, 너는 손이 작다는 걸 알았어. 길게 뻗은 손가락에 드러난 마디마디, 부드러운 촉감. 잡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네 손의 온도. 잡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빠져나갔을 때의 허전함. 차가운 온기가 손안에서 사라질 때. 네 손을 잡으려고, 다시 손을 뻗었어.
그렇게 다시, 너의 온기를 고이 쥐고 있다가 문득, 너를 알았어. 네가 보는 세상, 네가 가진 세상. 온갖 빛깔로 가득 찬 너의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사람이 나라는 걸 알고 싶었어. 섬세함과는 결이 다른, 네가 아니면 알지 못했을 것들에, 나의 세상에서 가장 반짝이는 빛은 너라는 걸 너는 알고 있을까.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어.
너에 대해 가장 많이 알 수는 없어도, 누구보다 너를 이해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 너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어도, 시간을 들여 네가 하나하나 가르쳐주길 바라. 그렇게 함께하는 시간 동안, 온전히 너를 알아가고, 또 알려주는 서로가 되길 바라.
사랑은 왜 이렇게도, 지극히 사랑스러운지. 이미 너를 통해 알아버린 그 이유가 지금의 나를 있게 하고, 지독한 사랑스러움으로 존재하는 너를, 그렇게 더욱 사랑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