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세이

가지고 싶은 것, 가지고 있는 것.

세상에동명이인이얼마나많은데 2023. 8. 2. 17:51

세이나 히카리는 흔히들 말하는 소장 욕구라는 것이 적은 편에 속했다. 가지고 있다면 십분 활용하는 것을 더 좋아했고, 필요하지 않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기를 선호했다. 그런 탓에 이미지와는 다르게 깔끔하게 정리하는 습관이 들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사용한다면 적재적소에, 사용하지 않는다면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어쨌거나, 가지고 있기만을 바라는 것들은 그다지 없었다.
히카리의 곰 인형은 침대맡을 장식하여 포근함을 더하는 데 일조하고 있었고, 히카리의 액세서리는 그다지 많은 종류는 아니었지만 유행을 잘 타지 않는 디자인으로 자주 외출에 나서는 히카리를 반짝이게 해주었다. 히카리가 사용하는 것들, 히카리의 것. 취향이 반영된 그것들은 보기만 해도 “세이나 히카리의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했다.
그런 히카리가 자신만의 이름을 붙여 부르는 “히카리의 것”이 있었다. 영원히 자신의 것임이 변치 않을, 그래서 소유하고 있음에 만족하지 않고 나의 것이라는 티를 팍팍 내는.
언제라도 훌훌 털고 떠나보낼 준비가 되어있는 것들이라 소유욕을 가지지 않는 것들에 비해, 그것만은 유일한 세이나 히카리의 것이었다.

“슈야.”

세이나 히카리만이 가지고 있는 울림. 히카리만의 이름. 다른 누구도 감히 그렇게 부르지 않는, 고엔지 슈야.
세상의 “고엔지 슈야”가 가지는 의미는 불꽃의 스트라이커. 그러나 히카리의 슈야는,
너만의 것이야, 히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