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세이

네가 가르쳐 준 것.

세상에동명이인이얼마나많은데 2023. 7. 29. 23:11

그거 알아?
생크림 케이크 위 딸기를 망설임 없이 너에게 양보해줄 수 있는 사람은, 한밤중에도 이른 새벽에도 전화 한 통으로 바로 네 곁으로 달려가 줄 수 있는 사람은, 더운 여름에도 찬바람에 약한 너를 위해 항상 겉옷을 챙겨 다니는 사람은. 그 사람은 너를 진심 어린 애정으로 바라보고 있다는걸.
네가 생크림 케이크 위 딸기를 먹고 싶어 한다는 걸 느낄 수 있는 것도, 언제 올지 모르는 너의 전화에 한달음에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는 것도, 네가 찬바람에 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도. 모두 너에 대한 관심 없이는 불가능한 것들이야.
나는 네가 무얼 먹고 싶어 하는지, 얼마나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더위나 추위 어느 쪽에 약한지, 아주 잘 알고 있어. 너는 항상 내가 먹고 싶어 하는 것을 먹자고 먼저 권해주었고, 너 또한 나를 기다렸으며, 몸에 열이 많은 너는 추운 겨울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지.
네가 나에게 해주는 것들. 그 모든 것들이,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이라. 네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는 너의 사랑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어.

나는 알아.
내가 선택한 메뉴의 가장 맛있는 부분을 나에게 넘겨주는, 제멋대로 걸어버린 전화 한 통에 주저하지 않고 나에게 달려와 주는, 내가 입고 다니지 않는 나의 겉옷을 챙겨주는, 너로 가득한 나의 일상이 얼마나 따스함으로 충만한 나날인지. 내가 해줄 수 있으나, 나는 언제나 받기만 하는 그것들이 얼마나 꾸준한 다정함과 자신에 대한 포기를 요구하는 일인지.
자잘한 그 포기들이, 결코 불화로 다가오지 않고 사랑스러운 시간 위에 얹어져 밀려오는 것은, 분명 너도 나와 같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