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세이

일초라도 안보이면, 이렇게 초조한데

세상에동명이인이얼마나많은데 2023. 7. 27. 19:26

 "푹 쉬어. 조심히 들어가고."
 "너도. 내일 또 보자."
 평범하게 인사말을 주고받고 안으로 들어오면, 몇 초 후 들리는 둔탁한 발걸음 소리. 점점 멀어져가는 그 소리를 뒤로하고 방으로 돌아와 문을 닫으면 오늘도 어김없이 밀려오는, 외로움. 세이나 히카리가 연인과 하루를 보낸 후 집으로 돌아와서,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애초에 상대와 마음이 통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길어봐야 그 안쪽의 기간일 것인 게 당연하다. 그러나 의문인 것은, 왜 하필이면 헤어진 후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왜 하필이면 외로움이라는 것을 느끼는 건지. 사랑하는 이와 온종일 시간을 보내고, 그 온종일 동안 꿈에 그리는 듯 행복한 감정으로 가득 차 있었는데, 집으로 돌아와 혼자라는 것이 실감이 나면 그 행복 속에, 아주 자그마한 외로움이 틈을 비집고 튀어나온다. 두 뺨을 가볍게 두드려 혼자인 기분을 털어내고, 마치 그것이 쫓아오기라도 하는 듯 서둘러 목욕에 잘 준비까지 마치면 띠링, 울리는 휴대전화. 이불 속에 파묻히기 직전이었다가도, 그 소리에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손을 뻗어 확인하면 역시나. 기다리던 연락이다.

 잘 자.
 좋은 꿈 꿔.

 그 인사가 뭐라고, 그 잠깐동안 생겨난, 그러나 어느새 가득 차버린 외로움이 훌훌 날아가 버리는 느낌이다. 그러나 다시, 화면이 어두워지면 세이나 히카리의 표정도 함께 어두워진다. 며칠째 이런 상태지만 혼자서는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세이나 히카리는, 참지 못하고 보내버렸다. 그를 걱정시킬 것을 알면서도.

 나 외로워.
 네가 보고 싶어.

 ...
 잠깐의 정적. 읽었다는 표시가 뜬 지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온 답은, 지금 갈게.
 아, 도무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