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속 개구리
“히카리 말이야, 고엔지 앞에서 유독 더…”
우연히 나온 화제에, 누군가 꺼낸 말이었다. 지나가던 세이나 히카리가 그것을 듣고도 지나칠 수는 없었다.
“나 말이야?”
불쑥, 튀어나온 당사자에 이야기를 꺼낸 이까지 놀라 눈만 껌뻑이던 것도 잠시, 히카리를 세워놓고 요리조리 관찰하며 혼잣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역시, 평소에는 별로 안 그런 것 같은데… 오히려 이쪽이 본래 모습인 것처럼… 꽤 긴 시간을 그러고 있었음에도 히카리는 가만히 그 아이를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한참이 지났을까, 드디어 결론을 내렸는지 히카리 앞에 마주 선 아이는 어깨에 턱,하고 손을 얹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히카리, 너 고엔지 앞에서 더 어리광쟁이가 되는 거 알아?”
본인이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냐는 물음이 된 것은, 아무리 보아도 그렇지 않은 듯했기에. 그리고 그 질문은 정곡을 찔렀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넌 의외로 의젓한 구석이 있다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까 그 반대였어! 의외로 어리광이 많았던 거지. 고엔지 앞에서만!”
확실히, 방금의 상황도 만일 고엔지 슈야가 세이나 히카리를 세워두고 한참을 말없이 쳐다만 봤더라면 금방 두 팔을 휘두르며 무슨 일이냐고 몇 번은 더 물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는 건 역시, 이 아이의 말이 증명된 것이겠지. 이야기를 듣고 있는 당사자 역시 약간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러나, 저 멀리서 그 모습을 보이는 고엔지 슈야를 본 세이나 히카리의 모습이 가히 놀라울 정도였기에. 자연스레 입꼬리가 올라가고, 두 눈을 반짝이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발을 동동 구르는 그 모습에. 이야기를 하다 말고 히카리를 보내줄 수밖에 없는 친구였다.
“완전히 빠졌네, 첫사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