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 백업 1 (2022.05.10 ~ 2022.12.31)
첫만남…
인간들 구경? 산책? 하러 온 고엔지 언제나 그렇듯 오늘도 혼자야 하지만? 딱히 외롭다는 느낌은 안들어 자기랑 다른 세계의 존재들이고 본인은 쭉 이렇게 지내왔으니까…
근데 아까부터 따라오는 저 여자애는 뭐야? 특별히 느껴지는 기운도 없고 그냥 평범해보이는데…나 혹시 이상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는 거 아냐?
그게 맞긴 했어…이상하다기보다는…본모습이었지만
저기저기~ 이거 진짜야? (날개 만질만질)
(뭄머마ㅏㅓ머머애?!!!?! 얘 나 제대로 보이는 건가? 왜?! 어떻게? 대체 누구야?!!?!)
이렇게 내적비명을 지르고 있는 고엔지였지만…겉으로 보면 그냥…머리하나 차이나는 여자애를 노려보고 있는 사납게 생긴 사람일 뿐…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면서 한마디씩 할거야…고엔지는 시선이 집중되는게 싫어서 난처한 상황인데 얘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냥 자기를 보고 빵긋 웃어…
이 상황을 빨리 해결하고 싶고…이 소녀의 정체도 알아야겠고…생각한 고엔지 머리에서 나온 최선의 방법: 냅다 들고 튄다 아무리 그래도 들쳐업기에는 모양새가 좀 그랬는지 어쩌다보니 공주님안기가 되었네…그리고 달려 무조건 달려 겉모습만 다르게 보이는거라 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본체가 용인데…달리기만 해도 겁나 빠를거야
우와~~~ 바람이 시원해~~~
남의 속도 모르고 품에 안겨 까르르 웃는 이 소녀는…누가봐도 행복해보여 불행따위는 접근도 못 할 것 같은 사람이야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부 이겨내는 사람이지만 뭐 어쨌든…인적 드문 곳에 다다라서 내려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지
너 누구야?
나? 히카리! 세이나 히카리라고 해!
내가 어떻게 보여?
머리장식으로 뿔을 달고 다니는 사람…? 아! 날개가 있으니까…요정인가?
너무너무 해맑아…세상에 이렇게 티없이 밝을 수가 있나…싶어 혼자 고민에 빠진 고엔지야…히카리가 이 모든걸 말하고 다닌다면 아주…아주 곤란해질거야…그때 귀에 꽂히는 목소리
있~잖~아~ 내 이름은 알려줬는데, 너는 이름 안 가르쳐 줄거야?
……
이름이 뭐야?
고엔지…슈야.
슈야…멋진 이름이다! 나 너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
그건…
안된다고 말하려는 순간,
다른 사람들한테는 비밀이지? 나 비밀 잘 지키는데…제발~ 응?
너 내가 뭔지 알고…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요정같은건 원래 비밀스러운 존재인거야! 그정도는 알고있지~
키득거리는 히카리를 앞에두고…이걸 어쩌나…싶었지만 딱히 당장 답이 나오는 문제도 아니었고 위험…은 무슨 오히려 위험에 처하기 쉬워보이는 사람같고…자신의 본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고도 멀쩡한 이런 류의 인간은 처음이었기에 좀 더 알아봐야할 것도 같아서…어울려준다고 해
이렇게 이제 스며들기 시작하는거야…
왕큰 고엔지 본모습 자세히 보니 그 발 끄트머리쯤에 매달려있는 듯한 인간 품에 다 들어가지도 않는 그 붉은 걸 죽부인 삼아 자고 있었다…그 주변으로 자리잡고 그 인간을 감싸듯이 웅크려 쉬고있는 용…햇빛이 든다 싶으면 머리 위로 날개만 펼쳐 가려주기도 하고 더워서 꼼지락거리면 꼬리로 살살 바람을 만들어주기도 하는…그런 동화같은 장면을 본 사람이 있다더라……인적 드문 어느 숲 속 깊은 곳에서 봤다더라…목격자가 부스럭거리다 용과 눈이 마주치면…눈빛만으로도 떨리지만 어쩐지 다정한 빛으로 주시하고 있어서 무사히 지나올 수 있었다더라…
은신특화타입마수 토키카게…부정적인 감정만 알아차릴 수 있는 이유……상대가 위협하려 할 때는…긍정적인 감정일 수가 없으니까……살아남기 위해 발달한 생물의 기능인걸까 그러면 토키카게는…본질은 강하지 않은…오히려 약한 쪽의 마수구나…히카리 죽었을 때의 사건에 토키카게네 종족이 주동자였으면 좋겠다 위험요소 제거가 가장 급한 측일거니까……그래서 히카리 환생 후 다시 봤을 때 그 시간동안 봐왔던 인간의 수가 몇인데 그걸 다 기억해…근데 히카리는 낯이 익어서 이상하다 싶었지 기억하고 있었던 이유…죽음을 앞에 두고 그런 표정을 지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거든
아라…고엔지는…이 종족이 주동자라는걸…몰?루겠지…? 친구로서 그 발언 이후에…이제 토키히로도 사이 괜찮아지고…여전히 넷이 다니다가…이제 옛날 얘기도 고세이랑 토키카게랑 그땐 그랬지~ 이러면 세이히로가 나만모르는얘기하지마 모드로…그럴 수 있을 만큼 시간이 지났는데 히카리가…그래도 그때 그림자는 엄청 무서웠다구요~ 이런 발언을 툭…해버린거야…히카리랑 토키카게는 하하호호 하고 있는데 고엔지만 몰랐어서…뭐…? 상태됨 혼자 뇌정지왔음 어쩌다보니 얼레벌레 그렇게됐다 이거랑…내가 했다!!! 이건 다르잖아…고엔지 반응 보고 그제야 히카리가 아차…싶어서…고엔지 이제 딱히 막 화가나거나? 그런건 아니야 근데…가끔씩 생각도 못한 때에 자꾸 상처가 들춰내지니까…그건 어쩔 수 없는거지 히카리…미안하다고…일단 토키히로 둘 먼저 보내놓고…고엔지 달래주겠지…
넷이 같이 술 마시면 고엔지랑 세이히로만 뻗을 것 같아서 웃김 둘이 수습?할 때는 커플이 크로스오버돼서 서로 어떻게저떻게 들춰메고 갔다가 최대한 멀리 있는 갈림길에서 헤어질때 바톤터치하고 교환(?) 할 듯ㅋㅋㅋ
히카리: 인간슈야는…술이 약하구나…집에서만 마셔야겠다……
담날 아침 고엔지: 이게뭐지…숙취가 뭐지……이 어지럽다는 감각은 뭐지……배부르다는 감각을 안지 얼마 안됐는데……이 거꾸로 나올 것 같은 느낌은……뭐지…에엥…엥…얌전히 히카리가 타주는 꿀물 받아마심
헐……히카리 전생에서…마수소굴 들어가 산지 얼마 안됐을때……와기 토키카게가…아직 어리니까…궁금하잖아 처음보는 인간이라는게ㅠㅠ 그래서 꼬물꼬물 동굴에 들어가서 히카리랑 자주 놀고…고엔지도 옆에서 그냥 그거 냅둠 고엔지는…그동안 밖에서 누가 오나 안오나 지켜보기 바쁘지…그렇게 점점 같이 있는 시간이 늘어나니까…토키카게네 종족의 걱정도 늘어남……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사악하고 위험한데 저 아기가 자꾸 들어가 놀잖아ㅠㅠ 그래서 더더욱 히카리를 없애야했고… 상냥함이 불러온 죽음……히카리 죽고나서 고엔지가 막 폭주할때 토키카게는 분명 그러지말아달라고 살려달라고 했겠지 근데 고엔지한테 그 말이 들릴리가 없잖아…그래서 아기토키카게도…모조리 죽이려고 했는데 히카리의…그 마법으로 히카리 목소리를 들은 고엔지가 멈칫해서 흉터만 남고 살아서 도망간거면 좋겠다…
히카리……분명 첨엔 큐피트 하려 했는데…토키히로 분위기가……그래서 점점 노선 틀 듯 아이씨유 투 (거래처)부장님
히카리와 아마도인간들
토키카게 - 잘해라…으르릉(귀여움)
고엔지 - 슈야~
세이히로 - 헤헤 언니 조아 언니 짱
이 으르릉…히카리 포메같음 분명 자기는 엄청난 경고와 함께 으름장을 놓으면서 공룡포효를 했을건데…
토키카게: 헹…
씨알도 안먹힘
히카리: 그때 그 아기 슬라임은 귀여웠는데ㅠ
오리지널 고엔지가 사랑을 자각했을 때는…ㅇ ㅏ…나 쟤 좋아하네…이런 느낌이면 용엔지가 처음 자각했을 때는…ㅇ ㅏ…좃댓다…이런 느낌
당연하네……종족부터 다름 당연히 수명도 너무나 다름 사고방식도 다르고 자라온 세계도 다름 이게바로트루러브인걸까나 용엔지는 어쩌다가 자기 마음을 알게됏슬가…
히카리…고엔지랑 알고나서부터 마수들한테 자주? 노려지지 않았을까 타고나기를 기운이참맑으세요~ 인데 거기에 자꾸 이거먹으면짱짱쎄질듯…이런냄새가 나 고등마수들은 오히려 모름 그…직감? 본능? 이런거는…머리가 돌아가는 쪽 보다는 중하급이 더 발달하…겠지? 여튼 그래서 오늘도 히카리 만나러 갔는데 이상하게 애가 안보이네…평소에는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쫄래쫄래 나와서 붙어다니던 얘 어디감? 이래서 계속 기다려도 안오길래 마을 사람한테 물어봄 그…하얗고…작고…말이 많고…가만히 못있는 애 어디있냐고
마을사람 왈: 말도말어~ 히카리 어제 산에서 내려오다가 크게 다쳤어! 어휴 그 쪼끄맣고 귀여운 애가 없으니까 마을 전체가 다 조용하네…
헐…그말을 듣고 갑자기 찌릿…한 이상한 느낌이 들긴 했는데 별거 아니겠지 생각하고 히카리네 찾아가려 하거든? 근데…자기가 지금까지 히카리네 집도 모르고 지냈다는 사실이 생각나며…어디인지도 물어보겠지…물어물어 찾아갔는데 진짜 집안이 조용하네…히카리의 그 활기는 어디가고 문여는 소리만 끼익 하고 들림 문열리는 소리에 방 안쪽에서 히카리 목소리가 작게 들려
슈야…?
(나인지는 어떻게 안거지…)
일단 뚜벅뚜벅뚜벅
크게 다쳤다는 소리에 그래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아보여서 어쩌다 그랬는지부터 물음
아니 어제~ 산에 갔다가 귀여운 토끼가 보여서 따라갔거든? 근데 뒤에서 누가 밀었어! 봤을 때 누군지는 안보였는데……다행히 구르기만 해서 이렇지 벌써 죽을뻔했네~
아마 죽이려고 밀었다가 안죽어서(행운의 아이콘!) 실패한거겠지…고엔지는 혼자 알아차렸겠지 아직 인간의 모습으로 변할 수는 없는 하급 마수가 그냥 힘으로만 해결하려 했다는걸…근데 평소랑 느낌이 달라…지금까지의 세월동안에는 이런 인간을 수없이 많이 봤고, 그때마다 나서서 편을 든건 아니지만 보다 고등생물이 되려는 하급마수들을 이해는 했지
근데 왜 지금은 이렇게 화가나고 불안하고 안도하고 있는거지?
죽을뻔했다면서 헤실헤실 웃고있는 히카리 얼굴을 보니까 또 마음이 놓여. 자신의 감정을 자각하는건 오래 걸리지 않겠지…
여담…
들어왔을 때 나인지는 어떻게 알았어?
저기……보통은…노크라는 걸 한답니다…
ㅇ ㅏ……
히카리…언니편 든다고 토키카게 신경 살살 긁는 말 함
고엔지…히히카리 너무 노빠꾸인데 저기 나 이제 힘도 없는데
토키카게…거슬림
히카리…빼액 하고 가버림
토: …저 인간여자는…
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언제한번은 고엔지 자리 비운 사이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히카리: 맞말만 함 근데이제 토키카게 속을 긁어놓는
이러니까…얘도 속이 뒤집어지겟서 안뒤집어지겟서 그래서 자기도모르게 확 위협적으로 나가버림
니가 자꾸 뭘믿고 그렇게 까부는지 모르겠다 이제 걔는 용도 아닌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고 이 자리에서 널 죽인다 해도 내가 세이히로 기분같은걸 신경이나 쓸 것 같냐 (본인 무자각이지만 매우 신경씀) 어쩌구저쩌구
당연히 히카리도 여기서 어두운 감정이 들거라 그 우월감(개유치함)에 어디보자 하고 봤더니 그게…두려움이 아님 슬픔이야…언니가 또 힘들어하겠다 슈야가 또 마음아파하겠다 이 아저씨도 참 불쌍한 아저씨네 뭐 이런…
토키카게…진짜 식겁할듯 뭐이런애가다있어 하고…
근데 그걸 이제 고엔지가 봐버렸어 세이히로도 고엔지랑 같이 오면서 봤네
넷이 같이 만나서 놀자 한건데 고엔지랑 세이히로가 잠시 어디 간 사이에 토키카게랑 히카리가 그러고 있고 와보니까 죽이네 어쩌네 하고 있으니…… 토키카게가 히카리 손목 잡고 있었는데 고엔지 와서 당장 그 손 놓으라고 함
토키카게…정신차려!!! 다시 원래대로의 능글속성으로 조금 돌아와서 예예~ 하면서 놔주는데 히카리 손목 당연히 벌겋게 됏겟지…
우와 고엔지야 토키카게 멱살이라도 잡아라 나는 그냥 얘네 싸움시키는게 좋은건가? 흐아앙 아마도인간들아 미안해 사이좋게 지내
으르렁거리고 있는 둘을 히카리랑 세이히로가 말려…
히카리…슈야 난 괜찮아 내가 잘못한것도 있어
근데 그말이 들릴리가 업자나!!
세이히로…토키카게를 말린다기 보다는…? 고엔지를 좀 달래는 쪽이고…히카리 괜찮나 살피고…토키카게는 쳐다도 안볼듯
또또또 용인간 생각남 아니 히카리가 글케 죽고나서…고엔지는 어떻게 삶을 지속할 수 있었을까…단순히 히카리가 그걸 원해서? 라고하기에는…뭔가 부족해 그래서…이건 어차피 판타지니까…히카리도…뭔가 남겼으면 좋겠어서…자신이 죽고난 뒤에도 그가 생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기억의 조각을 심어놓은거면 좋겠다…
이걸 남겨놨다는건 이런 결말 또한 예상했다는거고 그래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바닥에 끄적거린 낙서와 아무도 알아듣지 못하지만 흥얼거렸던 노래가…
약간 그거지 마법진과 주문 같은거실제로 낙서와 노래 자체는 평범한거였는데 그 마법?의 도구로서 상대를 떠올리면서 남겨놓는 매개채가 되는거라서…그래서 낙서는 고엔지의 모습이 된거고 노래는…마을에서는 누구나 다 아는 노래인데 그 계곡에는 인간이 없다보니…알아듣는 존재가 없었던거야…고엔지만 아는 노래였어둘이 같이 있을 때 히카리가 자주 흥얼거렸거든…
어쨌든 그걸로 마법을 전개하는데 이걸 하게된 건 이제 고엔지와 함께 떠나는게 결정된 날밤…아무래도 걱정은 되니까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방법은 쉽지만 발동이 어려운…그 마법을 알게된거야
발동이 어려운 이유: 사용자의 죽음이 조건임…
이런걸 고엔지랑 같이 있을 때 시도할 수는 없어…그는 오랜 세월을 살아온 용이고 마법에 대해서도 빠삭하기때문에…그래서 고엔지 혼자 마을로 내려갔을 때 하게된거고…그날 마침……
고엔지도 이 낙서를 나중에 보긴했어 근데 이 마법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지나중에 고엔지가 며칠동안 아무것도 입에 대지도 않고 어딜 나가지도 않고 계속 거기만 틀어박혀있다보니까…들리는거야 히카리의 목소리가…
슈야 또 밥 안먹지!
가끔은 산책하면서 햇빛도 봐야지~
나는 하늘 높이 나는 멋진 슈야가 좋아.
꽃도 예쁘게 폈는데 안나갈거야?
기운내.
처음엔 환청인줄 알았어 너무 그리워해서 멋대로 들리는거라고.
근데 너무나도 또렷하고 선명하게 들려서 그제야 알게된거야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들리는 목소리라는걸
평소에는 끊임없는 자책만 하다가 마지막 순간을 떠올릴 때마다
너를 보내고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네가 없는 세상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언제나 그 목소리가 들려와.
꼭 자신이 살기를 바라는 듯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자기를 생각해주고 떠난거야.
히카리가 남겨놓고 간건 사랑이고 삶인거야.
살아있으면 사랑을 느낄 수 있으니까.
살아있어야 사랑도 느낄 수 있으니까.
그렇게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게 되면, 그 목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을거야.
그래도 살아가겠다고, 마지막으로 결심한 순간 들린 목소리는
고마워.
~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