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보기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그 중 눈동자는 무엇인가. 창 안을 들여다보았을 때 보이는 것. 가장 중요한 것, 가장 궁금한 것, 가장 보고 싶은 것. 눈동자를 보면 그 사람의 깊이를 알 수 있다. 당사자가 나에게 보여줄 수 있는 깊이는 어디까지인가, 본래 가지고 있는 깊이는 어느 정도인가 하는 것들. 창을 어느 정도 여느냐에 따라 들어오는 빛의 양도, 또한 그림자의 짙음과 크기도 다르니까. 그 속에 보이는 것이 다르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반대로, 보이는 것은 같은데 보는 사람에 따라 대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나에게만 보이는 것,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 나만 알 수 있는 너의 모습, 남들은 알 수 없는 너의 모습.
밤하늘과 같은 눈동자였다. 흑암과 같은 깊음, 끝을 알 수 없는 우주. 그러나 우주에는 수많은 별이 있기 마련이다. 어둠을 빛으로 가득 채우는 셀 수 없는 반짝임. 세상을 사랑하는 너의 눈은 항상 빛나고 있었다. 남들이 지나치는 길가의 꽃들도, 매일같이 풍겨오는 카페의 커피 향도. 모두 네가 사랑하는 것들이었다. 남들에게는 다소 산만하고 정신없는 모습으로 보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그런 네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네가 세상을 사랑하는 만큼, 네가 나를 비춰주는 만큼. 끝을 알 수 없는, 빛나는 우주.
너는 나에게 항상 빛이 나는 사람이라 말해주었지만, 나에게 비치는 너는 항상 눈이 부신 사람이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은 맹렬할지언정 무섭지 않았고, 뜨거울 정도로 따뜻한 불꽃이지만 무언가 휘말아 태우는 불은 아니었다. 길을 밝혀주는, 다정하고 상냥한 불. 자신을 연소시켜 빛을 되찾아준 너는, 나에게로 다가와 반짝이던 별을 눈 부신 빛으로 만들어주었다. 나를 만든 세상은 너야. 불꽃도, 불빛도 될 수 있었지만 별빛이 되어준 너. 우리는, 서로의 우주.
눈부신 너를 똑바로 바라볼 수 있도록, 내가 되어준 너를 위해. 너의 세상 또한 내가 만들어줄게. 그 세상이 빛으로 가득 차도 눈이 멀어버리지 않도록, 너를 빛내줄게. 너의 빛이, 되어줄게. 너는 모두에게 소중한 사람이니까 너라는 우주를 가득 채우는 수많은 반짝임은 될 수 없을지 몰라도, 그 우주를 구성하는 암흑으로 기꺼이 너의 세상이 될게. 네가 나에게 그렇게 와 준 것처럼.
너는 나의 빛이 되고, 나는 너의 어둠이 되고.'고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장 필요한 것 (0) 2023.06.10 10년이 지나도 고치지 못했습니다. (0) 2023.06.09 태양 또한 별이라는 걸 알고 계시나요? (5) 2023.06.07 태양이란, (0) 2023.06.07 뜨거울 정도로. (0) 2023.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