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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물.
    고세이 2023. 5. 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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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일정도 되었을 것이다. 세이나 히카리가 고엔지 슈야에게 고백을 받은 날이, 이주 전. 그 이후 매일같이 만나서 데이트를 하고, 서로 가정방문-이라는 표현이 딱이다-도 하고. 그리고 당연히 손깍지 정도는 자연스럽게 잡을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슈야가 원래 이렇게 손잡는 걸 좋아했나? 생각이 들 만큼 손을 자주 잡았더랬다. 뭐, 그 점도 히카리조차 몰랐던 그의 귀여운 매력 중 하나가 되겠지만. 어찌 됐든, 오늘은 그와의 데이트가 있는 날이다. 매일같이, 라고는 했지만 어쩐 일인지 어제는 일이 있다고 해서 만나지 못했는데, 그 일이 무엇인지는 아무리 물어도 대답을 피할 뿐 알려주지 않던 고엔지였다. 그런 와중에 그가 먼저 오늘 만나자고 하니, 히카리는 무슨 일인지 궁금해 안달이 난 상태인 것이다. 만나보면 알겠지.

     

     슈야!

     연인을 발견하자마자 그의 품속으로 뛰어드는 히카리를 능숙하게 한 손으로 받아 넘어지지 않게 지탱해준다. 왔어? 오는 데 춥진 않았고? 그새 얼어 발갛게 된 히카리의 볼을 두 손으로 감싸며 인사를 건네는 고엔지에게 숨돌릴 틈도 없이 목소리를 쏟아낸다. 응, 별로 안 추워. 그나저나, 오늘은 무슨 일이야? 어제는 급한 일이라고 해서 물어봐도 절대 말 안 해주더니. 일 보고 와서 갑자기 오늘 만나자고 하길래 나 엄청 신경 쓰였다구! 오늘도 말 안 해줄 거야? 비밀인 거야? 그렇다면 캐묻지는 않을 거지만... 혼자서도 우다다 말을 뱉어내다 넘어갈 것 같은 자신의 연인을 보고 벙찐 표정을 짓는 것도 잠시, 이내 익숙해진 듯 미소 지으며 대답 대신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고엔지 슈야.

     슈야? 이게 뭐야?

     그가 꺼낸 것은 손바닥만 한 반지케이스였다. 금색 테두리에 남색 벨벳으로 싸인 작은 상자의 뚜껑을 열어보면 꼭 맞게 들어가 있는 쿠션. 홈이 파진 그 검은 쿠션에는 반짝이는 보석이 여러 개 박힌 작은 링이 하나 꽂혀있었다. 어라? 그런데 왜... 의문을 가진 채 고엔지의 왼손을 보니 이미 그 약지에는 똑같은 모양의 반지가 둘러져있었고, 그것을 본 히카리는, 평소에도 감수성 넘친다는 평을 듣던 히카리는,

     그만 드라마에나 나오는 것처럼 눈물부터 흘리고 말았다. 그런 히카리의 반응에 고엔지가 이 역시 익숙해진 듯 연인을 품에 안고 도닥이는 것 또한 당연한 모습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받아줄래?

    알면서 물어보는 거, 반칙이야.

    그래? 미안해. 그럼, ...받아줘.

     ...당연하지.

     안고 있던 연인을 잠시 놓고 반지를 꺼내 그 손가락에 끼워주는 고엔지 슈야. 다시 서로를 마주 안는 그들의 왼손에,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모양의 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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