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보기
체온. 몸의 따뜻한 정도. 좀 더 낭만적인 말로 바꿔본다면 온기,라는 말로 대신할 수 있을까. 살아있는 것들은 이 온기를 동력원 삼아 살아간다. 그것은 말 그대로 '생존에 필요한 열에너지'가 될 수도, '정을 나누는 모든 사회적 행위'가 될 수도 있는데, 아마 인간이라면 두 가지 모두를 필요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서없는 말들의 나열이다만 요컨대,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소리다. 당연하게도, 외로움이라는 요소는 인생 전반의 질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그리고 후자의 의미에서 생각해 보았을 때, 가장 간단하지만 의외로 어려운 행동이, 손을 잡는 것. 그 손을 마주 잡아주는 것.
고엔지 슈야는 그의 삶에서 '외로움'을 체감할 기회-뜻하지 않게 찾아왔다는 점에서, 그리고 스스로가 선택했다는 점에서는 기회가 맞다-가 비교적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온기'의 소중함도 누구보다 절실하게, 그것도 몇 번이나 깨달았던 사람이다. 그리고 그 몇 번의 기회 중 가장 길었던 외로움의 시간이 지난 2년이다. 동료들을 버려야 했고, 자신이 마주해 왔던 축구와 등을 져야 했다. 일의 진상이 밝혀지고 나서야 잘 된 일이라 뭐, 지난 이야기가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그가 받아야 했던 의심과 처해야 했던 고립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고엔지 슈야에게 느껴지는 이 온기가 더 소중할 지도 모르겠다. 모두가 자신을 비난하고 공격했던 그때, 처음부터 끝까지 '고엔지 슈야'를 믿어준 단 한 사람.
그 한 사람의 온기가 전해지는 것. 그리고 자신의 온기를 그 사람에게 전해주는 것. 이 행동의 이유에 처음부터 미안한 마음이 완전히 없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온전한 고엔지 슈야의 바람으로, 진심 어린 그의 욕심으로 그 사람의 온기를 서로 나누고 있다. 그저 닿기를 바라서.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잃어본 아픔은 한 번으로 충분하다. 단지 그뿐인 이유만으로,
그가 세이나 히카리의 손을 잡는 것을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다.
'고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산 속에서조차 열심히 사랑할 필요가 있을까요? (0) 2023.05.06 자, 이제 누가 챙겨주는 쪽이지? (0) 2023.05.05 無音 (0) 2022.12.13 세이나 히카리라는. (0) 2022.12.03 그럼에도 (0) 2022.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