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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이나 히카리라는.
    고세이 2022. 12. 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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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엔지 슈야.
     누구나 그를 그렇게 불렀다. 고엔지, 고엔지 슈야, 불꽃의 에이스 스트라이커.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스스로 이름 이외의 수식언을 긍정하기에는 너무나도 신경 쓸 것이 많은-쑥스럽다는 고엔지 슈야다운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그였다. 고엔지가 아닌, '고엔지 슈야'마저도 그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말이 되었다. 그만큼 박력과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그였다. 때로는 같은 팀 동료들이 자신을 부를 때조차, 그 이름이 스스로를 무겁게 짓누르는 듯했다. 고엔지 슈야는 자신의 역할을 잘 파악하고, 수행하는 사람이었다. 아니, 그보다는 수행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진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그 사명감을 가지게 되기까지의 기대가 있었고, 성과 또한 충분했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을 때, 너무나도 무거웠던 자신에 대한 기대가 고엔지 슈야를 좀먹기도 했다. 성과를 낼 수 없었다. 그 전에, 기대에 미치지도 못했다. 고엔지 슈야가 실패했다. 에이스 스트라이커의 골이 비껴갔다. 단언컨대 실패의 이유가 막중한 책임에 대한 부담감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여러 가지 환경적 요인이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는 누가 봐도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자신 또한 동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바랐고, 지금껏 그를 향한 응원을 즐거이 들어왔으며,

    이름은 무거웠다.

     시선이 무거운 것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에게 에이스의 '역할'을 맡겨준다는 사실에 감사했고, 만족스러웠다. 그럼에도 등에 진 무게를 무시할 수는 없었기에. 그래서 더 열심히 달렸다. 달리다 보면 패스가 오고, 더 달리다 보면 골은 들어간다. 시합 중에 다른 생각을 해서는 이길 수 없다, 고엔지 슈야. 너도 알고 있잖아?

     "슈야!" "고엔지! 네가 그러고도 에이스 스트라이커야?"

     들렸다.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고엔지 슈야'를 장식하는 말이 아닌, 이름. 엔도는 목소리가 컸다. 그 아이는 그에 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 많았다. 둘은 서로 다른 종류의 시끄러움이었다. 스타디움의 함성과 함께 큰 소리에 묻혀버린 그 작은 소란스러움이, 아마도 고엔지 슈야밖에 듣지 못했을 그 목소리가, 어째서 이렇게나 반갑게 들리는지.

     '고엔지 슈야'가 나설 차례였다. 에이스 스트라이커인, 내가 나설 차례였다. 그의 이름을 불러주는 이는 그가 쉴 곳이 되어주었다. 그의 이름은 그가 돌아갈 곳이 되었다. 고엔지 슈야의 도돌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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