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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같이 살까?
우리의 동거는 그렇게 이루어졌다. 그러자, 혹은 아니. 그런 답은 듣지 못했다. 그저, 좋아. 단지 그뿐이었다. 무엇이 좋다는 것인지, 그때는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같이 사는 것뿐인데. 지금도 서로의 집에 들러 가족끼리 안부를 묻는 일이 다반사이며, 그렇지 않은 날에조차 매번 얼굴을 보고 붙어 다니는데. 다만, 좋다고 답하는-답이 아닌 말이었을지도 모르겠다-그때의 너의 얼굴이,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어린아이와도 같아서. 그저, 좋았다.
나를, 받아줄래?
우리의 재결합 또한 그렇게 이루어졌다. 이번에도 역시, 좋아. 단지 그뿐이었다. 무언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한 말의 답이 아닌 것 같았다. 그 너머의 어떤 것을 보고 좋다고 혼잣말하는 듯했다. 그러나 너의 표정은 이때에도, 기대하고 기다리던 선물을 손에 넣은 듯한 아이처럼 행복해 마지않았기에. 그래서, 좋았다.
그리고, 지금. 너의 답을 기다린다.
좋아, 그렇게 말할 줄로만 알았다. 혹은 싫어, 이겠지.
네가…
다르다. 그러나,
네가 그렇게 말해주길, 기다렸어.
알 수 있었다. 네가 좋아하던 그 무언가를.
기다림, 선물, 그리고…좋아.
너의 제안도, 너도 좋아서. 그 모든 좋은 것이 차고 넘쳐서.
네가 나에게 제안해주는 것이, 내가 기다리던 것이라.
그저 좋아서.
네가 나에게 주는 것들은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을 넘어선, 내게 좋은 것.
나를 아이처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모두 너에게서부터 온 것이고, 그런 너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모든 나라서.
모든 너로부터 오는, 좋음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