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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은 무엇으로 빚은 것인가요?고세이 2023. 7. 11. 16:26
누군가 울고 있을 때의 위로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면, 고엔지 슈야는 그를 격려해줄 것이고, 세이나 히카리는 그를 기다려줄 것이다. 고엔지 슈야가 하는 말은 “울지 마”가 되겠고, 세이나 히카리는 말없이 다독여줄 것이다. 그렇다면 고엔지 슈야가 위로를 받을 때는 울지 말라며 격려를 받은 것이고, 세이나 히카리가 위로받을 때에는 말없이 다독거림을 받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사람은 자기가 받은 것을 그대로 드러내는 성향이 짙으니까.
고엔지 슈야의 연인은 그가 눈물을 보일 때면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먼저 닦아주곤 했다. 엄지로 눈가를 훔치고, 힘주어 끌어안고. 토닥, 토닥. 아이처럼 달래다가 딱 한 마디를 내뱉는다. 울지 마, 슈야. 그 말이 기폭제가 되어 고엔지 슈야는 숨을 삼킨다. 닦인 눈물이 무슨 소용이던가, 그는 흐느끼는 소리를 내며 울음을 뱉는데. 그런 그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연인은 모른 척, 끝까지 그를 품에 안은 채 다독거림을 반복할 뿐이다. 마치 그의 눈물은 그것으로 끝이라는 듯. 마치, 그 눈물을 자신이 모두 빨아들이듯.
세이나 히카리를 사랑하는 이는 그의 눈물을 모른 체 할 수 없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그러나 아무 말도 입에 담지 않고. 그는 움직일 뿐이다. 세이나 히카리가 아무리 소리를 엉엉 내며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려도, 그저 기다려줄 뿐이다. 그 울음이 다할 때까지, 그 속에 든 것을 다 비워낼 때까지. 그것을 모조리 털어내야, 또다시 새로운 것들로 그 속을 채워줄 수 있을 테니까. 세이나 히카리는 그의 사랑으로 채워진 통이다.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너무나도 잘 보이는, 투명한 유리통.
너의 눈물을 빨아들여, 나는 정열로 가득한 것이 되었다.
너를 사랑으로 채운 덕에, 나는 네가 주는 것을 받을 수 있었다.